많은 추억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티롤을 떠나는 날, 유럽인들이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11개 지역의 산악휴양지 'The Classic Mountain Resorts - Best of the Alps'(프랑스의 Chamonix Mont-Blanc; 스위스의 Zermatt, Davos, St. Moritz, Grindelwald; 오스트리아의 St. Anton am Arlberg, Seefeld, Lech Zuers am Arlberg, Kitzbuehel; 이탈리아의 Cortina d'Ampezzo; 독일의 Garmisch-Partenkirchen)중에 내가 가보거나 알고 있는 지명이 수두룩한걸 보면 창기의 그 간의 여행기획이 현도의 말처럼 얼마나 엘레강스하고 환타스틱한지 알 수 있다.
<미래의 병건이네 집>
여기 저기 호텔마다 ‘Zimmer frei'(빈방 있음)라고 나를 유혹하는 스투바이를 뒤로 하고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하여 신호대기 중에 병건이가 앞으로 자기가 살 집이라고 아담한 집 한 채를 찍었다. 병건이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진에 담아 놨다. 뮌헨으로 나오면서 우리가 들린 곳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부근에 있는 라텐베르그(Rattenberg)... 인강을 옆에 두고 1398년부터 유리 세공으로 널리 알려진 아담한 도시로 성이 있는 산을 짧은 터널로 지나 기차길과 나란히 발달한 거리에는 유리 세공을 직접 시연하기도 하고 옷이며 장신구등을 판매하는 매장이 즐비하다.
볼 건 많은데... 호기심이 왕성한 꼬맹이들이라 뭘 만지면 사단이 일어나니 보기만 하고 만지지는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고 어스렁거리는 데... 내 눈에 확 들어오는 등산용 위스키병 그동안 가죽 입힌 거며, 스텐이며, 주석까지 내가 사기도하고 여동생이나 지인들의 해외여행 선물로 받기도 해서 집에 대여섯개나 있는데도 오래 술을 담아놓으면 속이 부식되어 항상 찜찜하던 차에 독일에 오면 속이 부식되지 않는 걸로 하나 사야 되겠다고 늘 생각 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곳에 잘 깨지지 않는 유리로 병을 만들고 밖에는 주석으로 장식을 한 위스키병을 보자마자 스르르 가게로 들어가 사고 말았다.
잔까지 두 개 받아 오는 차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랑을 했더니만 다들 나만큼 감흥이 일지 않나 부다.
<인강과 라텐베르그>
차가 뮌헨과 잘즈부르크를 잇는 아우토반 본선에 진입하려 한다. 좌측으로 킴제를 끼고 로젠하임으로 길을 잡아야 하는데... 앞차가 일언반구도 없이 우측 잘즈부르크로 방향을 튼다. 그것도 고속도로를 금방 버리고 첩첩산중 이승복기념관 지나 운두령 너머 창촌으로 해서 구룡령 찍고... 도대체 어디를 가는 거야? 공무원 점심시간 12시를 넘긴 건 벌써 오래고 꼬맹이 넷이 일제히 귀에다 대고 점심을 해결하라! 외치다 지쳐 하나 둘 늘어지기 시작한다. 창기가 전혀 발설하지 않고 거사를 치룬 곳은 베르히테스가덴(Berchtesgaden) 히틀러의 별장 독수리 요새(The Eagle’s Nest)가 있다는 곳이다.
삼면이 오스트리아로 둘러싸인 독일의 최남단. 호반의 마을 쇠나우에서 배고파 쓰러지는 아이들을 달래 괴닉스호수(Konigssee)를 건널 뱃시간이 걱정이 되어 프리첼 빵으로 허기를 달래라 하고 강행을 하기로 하였다. 최고의 관광지라 그런지 보통 20센트 내고 화장실을 다녔는데... 이곳은 50센트 헉! 소변 한 번에 700원.. 쎄다 50명 정도 타는 무소음 전기 보트는 미끄러지듯이 호수를 가른다. 왕의 호수라는 괴닉스호수는 바바리안 영주들의 최고의 휴양지로 가파른 절벽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지상의 낙원으로 안내자가 계속 설명을 하고 그걸 동의가 통역을 해서 우리에게 알려준다.압권은 호수중간에서 시동까지 끄고 관광객들에게 정숙을 당부한 후에 하늘을 닿을 듯 치솟아 있는 협곡 사이로 메아리가 7번 반복된다고 하는데... 안내자가 트럼벳을 뿌- 하고 불자 정말 메아리가 양 협곡 사이를 울려퍼지는 데... 졸다가 놀란 말만한 개가 꽝-꽝 짖는 바람에 분위기 다 베렸다. 짜슥! 탈 때부터 다른 개보고 짖고 난리를 치더니만....
<수도원과 바츠만산/ 바바리안 알프스>
호수가 깊어지자 바바리안 알프스의 주봉 바츠만산(Watzmann 2,713)이 거대하게 다가오고 있다. 독일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봉우리로 첫 번째 봉우리는 3년전 정상까지 올라갔던 쭉슈피체(2,964 Zugspitze)... 정상은 독일에 있고 스키타는 곳은 오스트리아인 곳인데 앞서 소개한 유럽 베스트 11에 나오는 가미쉬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로서 독일의 제1, 제2봉을 다 경험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배가 도착한 곳은 성 바르톨로메 수도원(Church of St. Bartholomew) 바위산을 배경으로 선 흰 외벽과 빨간 지붕의 수도원 건물은 동화처럼 아름답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티켓에다 수도원 방문 기념 스티카를 찍고 이 호수에서 산다는 여러 종류의 송어를 전시해 놓은 수족관을 본 후, 노천카페에 앉아 바이스비어 한 잔 했으면 딱 좋을 분위기인데... 서둘러 돌아가자는 분위기이고 혹시 한 잔 즐기다가 돌아오는 배 탈 사람이 많아 많이 기다리면 독박 쓸 거 같아 간신히 참고 배 타러 나와 보니 겉으론 몇 아닌 줄 알았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좌로 틀고 우로 틀고 사람이 꽉 찬게 한 잔 했으면 혼날 뻔 했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찾아간 베르히테스가덴 기차역앞의 중국음식점 오랜만에 우리 입맛에 익숙한 중국음식을 정말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는데...여기 어디에 중국음식점이 있었는데... 하며 찾는 창기에게 병건이와 내가 벌써 오다가 봐 두었다 하니 쏠솔한 눈썰미에 감탄! 더욱 놀라운 것은 이곳 주인이 홍콩이 고향이라는데... 우리 일행을 보더니 대장금 드라마를 목하 열심히 보고 있다고 말을 건네는데... 우리 꼬맹이들이 “오나라! 오-나라! 아주-오나--” 하고 주제가를 부르니 너무 좋아라한다. 생기긴 깍쟁이처럼 생겼드만 우선 음식이 맛있고 양도 많고 하니 띵호와!! 유럽의 한 가운데서... 한류의 힘이여!
돌아오는 길 베르히테스가덴 주변이 전부 국립공원이라는데... 산의 실루엣이 마치 만화에 나오는 마녀처럼 생긴 산이 있어 꼬맹이들에게 알려 주었더니 다들 지네 엄마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그렇지 엄마는 마녀다. 피곤에 지친 꼬맹이들이 전부 재충전을 위해 곤하게 잠에 골아 떨어지자 행사를 마친 삼성애들이 전부 철수했는지... 뮌헨으로 가는 아우토반 본선은 앞을 분간하기 힘든 폭우가 운전을 힘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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