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3. 6. 8 04:10∼13:10(20Km, 9시간) 5월이 5주까지 있는 관계로 3주만에 대간산행에 나선다. 3주 동안 모임도 여러 차례 있었고 상가집도 있고 해서
술도 자주하고 생활도 불규칙해 배 둘레에 약간 기름이 끼는 거 같아 지난주에는 가족들과 분당 태재고개에서 남한산성까지 7시간 종주를 하여 우리
식구들의 대간 예비산행 점검도 무사히 마치고 앞으로 동반 대간산행을 기대해 본다. 더구나 나와 병건이의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독일에 있는 친구
창기가 직원의 출장길에 그 유명한 렉기(LEKI) 폴을 네 개나 보내 대간을 성원하고 있어 고맙고 듬직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04:10 지난번 하산시 예견되었다 시피 황점에서 삿갓재 휴게소까지는 급경사 길에 거리도 길다. 입을 다물고 코로만
호흡을 하며 한 발 한 발 오르는데 30분도 되지 않아 온몸은 땀으로 젖기 시작하고 호흡이 가빠 삿갓재 부분의 급경사 계단에서는 코에서 콧물이
저절로 튀어 나온다. 5시가 조금 지나니 새들의 아침이 시작되고 날이 환해진다. 드디어 앞선 일행의 걸음이 멈춰지고 샘터에서 물 한잔씩하며
한숨을 돌린다. 우리의 일상이 그렇듯 대간의 산행도 일정한 부분이 있다. 보통 4시 전후의 산행은 여름의 경우 1시간 정도 후면 새들의
지저귐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이시간 정도면 수술후 환자의 내장이 제 자리를 잡으면 신호를 보내듯이 워밍엎을 마친 인체의 신비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뒷사람과 잠시 틈만 벌어지면 뿡- 뿡 거리며 방귀를 쏘아댄다 06:20 무룡산 정상(1,492)은 넓은 계단길과 그 좌우로 일부러 그랬는지 사람이 파괴했는지 흙길에 굵은 줄을 엮어서 놓은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사람들은 모두 계단보다 흙길로 다니고 있다. 정상에서는 삿갓재와 삿갓봉뒤로 장수서봉과 남덕유가 보이는데 날이 쾌청하게 맑기는 하지만 약간 가스가 뿌연 상태다. 반대편에서 오는 대간 산행일행과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는데 이길은 반대편에서 올 때 전망이 훨씬 나을 거 같다. 일출 구경으로 김과장님과 잠시 떨어져 가는데 정상에 오르자 사진 몇장 찍고 먼저 출발한단다. 저 양반 오늘 펄펄 나네!!!
07:45 동엽령(1,320)은 사거리와 삼거리 두군데 인데 사거리는 왼쪽으로 칠연폭포를 지나 안성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병곡리로 떨어지는 길이며 20분 정도 더가 만나는 삼거리는 좌측으로 안성가는 길인데 막아놓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17년 정도전인 1986년 친구 하명이와 노만이랑 결혼전 집사람이랑 무주구천동에서 하루밤 200mm 짜리 무서운 비를 스레트 민박집에서 겨우 지세우고 다음날 아침 완전히 계곡으로 변한 구천동 포장길을 따라 백련사를 거쳐 반 죽으며 향적봉에 올라(길이 무척 경사짐) 이곳 동엽령에서 안성으로 내려간 길이 너무도 기억에 남아 남다른 감회가 새롭다. 그때 기억으로는 덕유평전의 길이 넓고 온화한 평원이었는데 그 기억으로 반바지 입고 왔다 산죽한테 당하고 싸리한테 혼나고 있다. <동엽령/뒤로 덕유주봉 향적봉이 보인다>
<지봉에서 돌아보는 대간과 덕유평전> 10:23 지봉(못봉1,342)에서 되돌아보는 대간의 모습은 도대체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했는지 모르겠고 오늘의 목적지 신풍령 빼재까지 또 몇개의 봉우리를 더해야 하는지를 가름 할 수가 없다. 팻말에는 아직도 6.1K나 남았단다. 더구나 지봉에서 대봉으로 이어지는 내리막 길은 급경사에 싸리나무가 촘촘히 이어져 있고 말이 급경사지 거의 직벽의 흙길을 20여미터 뚝 떨어지는데...얼마나 깊이 내려왔던지 바로 앞에 있어야할 대봉은 거대한 봉우리로 내앞에 다가와 있다. 이제 마지막이다. 대봉 한번 하면 집에 간다. 대봉 안부(10시50분)에서 숨한번 고르고 죽기를 각오하니 의외로 대봉은 수월하게 오르는데... 11:20 대봉에서 내려서면서 부터는 발이 앞부분이 닿기 시작하며 아파온다. 많이 걸었다는 증거다. 김과장님은 선두와 달리기를 포기하고 백암봉부터 우리와 같이 한지 오래됐다. 팻말에는 아직도 신풍령이 4.7K나 남았단다. 하도 힘들어 주저앉아 이선생님과 오늘의 일정을 더해 보니 20키로가 넘어가는데 윤대장님은 나중에 대관령 구간은 하루에 28키로가 넘어간다며 이건 장난도 아니라고 겁을 주는데..... 12;45 1,039봉. 좌로 돌아도, 우로 돌아도, 올라도, 내려도 신 풍령은 안나온다. 잡목숲이라 해는 피할수
있지만 이렇게 힘이 들어서야... 도대체 준비 안된 다른 사람에게 선뜻 대간 하자고 권하기가 겁난다. 비로소 온몸에 잡기운이 모두 빠지는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하산을 하다가 갑자기 길이 끊겼다. 조금만 더 생각이 없었다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지경이다. 드디어 무주구천동과 거창을 잇는
신풍령에 도착했다. 이보다 덜 훼손된 구룡령에도 Eco-Bridge라고 해서 길 위로 동물의 이동통로도 만들고 대간도 이어 놨는데 우리 나라
정도의 선진(?)국에서 이렇게 대간을 무자비하게 잘라 훼손해 놨다니 한참을 의아해 하다가 내려왔다. 왼쪽 화살표 위 부분에 대간이 끊긴 지점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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